전북 고창에는 선운사가 있다. 공식같이 풍천장어와 복분자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특히

풍천장어는 맛과 영양이 뛰어나서 이 맛을 볼려고 전국에서 미식가들이 몰려든다. 옥황상제

께서도 전북 고창에서 온 사람에게 풍천장어 맛이 어떠냐고 물어본다고 한다. 오죽 맛이 좋

으면 이런 전설이 있을까 싶다. 인구 62,000여명이 사는 도시에 장어집만 40여 군데가 있는

곳이 고창이다. 풍천은 원래 지명이 아니다. 고창 선운사 입구의 인천강에는 밀물과 썰물이

있어 하루에 두 번 바닷물이 들어온다. 이때 바닷물과 함께 바람을 몰고 들어온다고 해서 바

람 풍(風), 내 천(川)이라 하여 붙힌 이름이다. 고창 인천강에서 잡히는 뱀장어의 고유명사

가 예로부터‘풍천장어’이다.


  풍천장어는 바닷물과 민물이 어우러지는 감조구간(바닷물이 역류하는 구간)에서 성장하여

강이나 댐에서 잡은 민물장어에 비해 흙내가 적고 육질이 단단하다. 맛과 영양에서 최고로

치는 풍천장어는 뱀장어의 새끼를 부화하기 위해 장장 6,400㎞의 태평양 필리핀 인근해까지

긴 여행을 해야 한다. 이때 뱀장어는 강에서 곧바로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바닷물의 영향

을 미치는 곳에서 고된 적응훈련을 해야 한다.


  인천강은 바닷물이 역류하는 구간이 10㎞ 이상의 긴거리에 걸쳐 있어 뱀장어의 체질 변화

훈련장으로 아주 적당하다. 이곳에서 성장된 5~10년 된 뱀장어가 겨울철 동면을 하려고 또는

산란을 위해 태평양 바다로 나가기 전 선운사 입구 인천강 하구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되는

지점에 머물다 잡힌다. 이때 잡힌 뱀장어가 자연산이다. 반면 태평양 심해 400~500m에서 부

화된 실뱀장어를 아직까지는 인공종모 생산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5~6㎝정도의 치어가 엄마의

고향을 찾아 민물로 올라올 때 잡아 양식장에서 항생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을 이용

해 기르다가 다시 갯벌 등 자연환경에서 1년 이상 축양하는 양식이 있다. 50%는 자연산인 셈

이다. 양식된 풍천장어는 산삼은 아니지만 장뇌삼 정도는 된다. 속살이 두텁고, 반지르르 윤

기가 난다. 맛은 담백하고 고소하다. 간혹 자연산이 있지만, 양식과는 4배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된다.

  장어를 즐기지 않는 사람은 비린내와 특유의 흙내가 나서 싫다고 한다. 아마 장어 맛을 처

음 대할 때 양식만을 접해서 입맛이 그렇게 들었는지 모른다. 풍천장어는 인천강이나 곰소만

이 오염되질 않아 비릿함이 적고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풍천장어는 비타민이 쇠고기 보다 200배나 함유되어 있고, 단백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예로부터 자양강장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선운산의 풍천장어는 작설차, 북분자술과 함께 3대 특산물이다. 풍천장어는 복분자를 만나

천상의 궁합을 이루어 낸다. 복분자는 산딸기 열매와 비슷한 복분자 나무의 열매로 옛날 노

부부가 늦게 얻은 아들의 건강을 위해 산딸기를 매일 달여 먹었더니 아들이 커서 오줌을 누

기만 해도 그 힘이 세서 오강을 엎어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엎어질 복(覆), 요

강단지 분(盆), 아들 자(子)라 해서 복분자다.

  장어의 야간 느끼한 맛이 복분자 술을 먹게 되면 그 새콤하고 달콤하면서 씁쓸 맛에 상쇄

된다. 고창장어와 복분자, 듣기만 해도 힘이 솟구친다. 매년 8월 8일은 팔팔한 장어먹고 팔

팔하게 사는 ‘장어데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