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못 가을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들안길, 탁 트인 곳에 자리잡은 삼수장어식당(대구 수성구 두산동 205-6•053-781-3300)은 회색 노출 콘크리트의 아주 심플하고 모던한 건물로 이미 대구시 아름다운 상점에 선정된 바 있는 곳이다.
세련된 레스토랑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삼수장어식당은 주인장의 섬세한 디자인감각과 코디를 잘 느낄 수 있다. 입구의 파란문을 열고 들어서면 동색 계열의 커다란 추상화가 눈에 들어오는데 주인장의 예술적 안목까지 짐작케 한다. 한식당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에서 와인셀러까지 갖춰 놓고 있다.
장어는 보양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전통 식당분위기나 전원카페처럼 황토 자재로 디자인된 식당들이 많은데 비해 삼수장어 두산점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식기까지도 모던하고 감각적이다. 그래서인지 젊은 커플들도 많이 찾아오고 있다.
장영진 오너셰프는 전문대학에서 자동차과를 전공했지만 전공과는 전혀 다른, 형님의 족발집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배달주문이 많아서 배달일까지 해야만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철가방을 들고 배달하는 일이 너무나 창피하고 싫었지만, 한번 맡은 일은 끝까지 해 내는 고집스런 성격 때문에 열심히 하였다. 식당 장사가 잘되어 형은 더 큰 식당을 차리고, 족발집의 경영권이 넘어왔다. 형이 개발해 놓은 메뉴는 너무 많았다. 과감하게 족발집을 순두집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순수한 자연식품을 슬로건으로 차별화하여 단일아이템으로 올인
하였다.
결과는 좋았다. 후에 삼수갑산이라는 지금 삼수장어의 이름이 된 돼지고기식당을 운영하였다. 저렴한 가격의 질 좋은 고기를 팔았다.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하였다. 하루에 돼지 한마리를 팔았다. 돼지고기식당을 운영하다가, 돼지고기의 기름을 보고,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보고자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바로 지금의 장어집이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웰빙푸드를 한발 앞서 시작한 것이다.
한방꿈의 장어, 산삼장어, 더덕장어, 와인장어, 황금장어, 허브장어 등의 메뉴개발에 귀재라고 불리만큼 새롭고도 현대소비자가 원하는 웰빙메뉴를 개발하였다.
이중에서 특히 한방꿈의 장어는 건강과 보약을 갈망하는 남성들에게 꿈과 같은 음식이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미자, 사상자, 육종용 등 여러 가지 약재를 넣고 달인 물에 장어를 재웠다가 구워내는데, 몸에도 좋을 뿐 아니라, 장어 특유의 비린내가 제거되어 보다 담백한 맛으로 장어를 즐길 수 있다.
장어와 와인과의 만남도 참 멋지다. 와인에 장어를 넣고 숙성시켜 다시 와인 소스를 여러 번 발라 구워내었다. 장어를 주문하면 깔끔한 반찬이 한상 차려진다.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았다. 장어정식과 장어스시초밥, 장어스테이크는 젊은층들에게 사랑받는 메뉴이다.
삼수장어 하면 대구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이미 잘 알려진 식당이다. 장영진 오너셰프는 요리의 컨셉과 메뉴개발, 매장경영의 진두관리를 하면서 최근에는 ‘사람이 좋다. 삼수가 좋다’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평생 계획한 꿈이 이루어진 셈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하면서 오너셰프에서 경영인으로 변신하기까지의 성공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주변지인들, 특히 예술가들의 도움이 컸다. 평소 화가, 디자이너들과의 친분이 두터운데 책을 출간하면서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는 강의와 후배 셰프 양성에 힘쓰고 싶다고 한다.
레오나르도다빈치 대작 ‘최후의 만찬’에서 나오는 메뉴가 ‘오렌지 슬라이스를 얹은 구은 장어’라는 설이 있을 만큼 최고의 음식이다. 원기회복과 노화방지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고있다. 복달임을 음식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장어는 늦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계절에 가장 좋은 음식이다.
전문양 맛칼럼니스트
(momozzang31.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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