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장어식당을 하는 사람으로서 장어에 관한 깊이 있는 책을 써보기로 작정한 결과물입니다." 대구에서 가장 유명한 장어 전문 식당 삼수장어를 운영하고 있는 장영진(61)씨가 최근 '장어박사, 장박삽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장어박사’ 장영진(61)씨 그는 2009년 '사람이 좋다 삼수가 좋다'는 책을 낸 바 있으니 책을 써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6년간 장어식당을 운영해 온 내공을 이 책에 유감없이 쏟아 부었다. 장어에 관한 폭넓은 내용을 담은 것이다.
이 책은 영국의 화가 존 콜리에가 그림으로 남긴 고디바 이야기로 내용을 풀어나간다. 고디바는 11세기 영국 코벤트리를 다스리던 영주의 아내로 남편인 영주가 농민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매기자 세금을 감면해 달라며 벌거벗은 채 말을 타고 마을을 돌아다닌 주인공. 아내의 그런 행동에 감화된 영주는 세금을 감면함은 물론이고 코벤트리를 훌륭하게 다스리는 영주로 거듭나게 된다.
"고디바 이야기에서 벨기에의 유명한 고디바 초콜릿 브랜드가 탄생한 것처럼 전국 3대 식당밀집지역인 수성구 들안길을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배경이라는 점을 스토리텔링한 명품거리로 만들고 싶습니다." 독일의 작가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에 나오는 장어, 영국의 축구스타 베컴이 즐겨 먹었다는 장어젤리, 피카소가 그린 작품 속에 등장하는 뱀장어 스튜 등 장어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그의 인문학적 지식과 녹아들어 흥미를 돋운다.
또 민물장어, 먹장어, 갯장어, 붕장어 등 장어의 종류와 구분 방법뿐 아니라 장어의 생태와 일생 등 장어에 관한 백과사전적 지식이 빼곡하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장어와 장어요리에 대한 정보도 있다. 그가 식당을 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 나누는 즐거움, 어려울 때 겪었던 땀과 눈물 등 인간미 넘치는 사연들도 적지 않아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제가 사람을 좋아하다 보니 사람과 사귀고 나누고 어울리며 많은 것을 배우고 깨칠 수 있었다"며 "이 책에 나와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묻어 있고 시간과 장소에 얽힌 땀의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 자동차를 전공했다. 하지만 식당을 운영하고 나서는 시간을 쪼개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해 석사와 박사 학위를 땄다. 현재 외식사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몇몇 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기도 하다. 대구 수성구 들안길의 들안길번영회장을 맡았던 몇년 전 들안길축제때는 길이 1020m의 김밥말기를 성공시켜 국내 기네스기록에도 등재됐다.
그는 "세계적인 음식가이드 책자인 '미슐랭 가이드'의 별을 하나 받아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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